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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제목 [회원사] 끈기없던 김박사 '고분자' 홀릭, 뗐다붙였다 맘대로 재활용?
ㆍ 조회수 279 ㆍ 등록일시 2023-08-07 12:13:12
ㆍ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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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기없던 김박사 '고분자' 홀릭, 뗐다붙였다 맘대로 재활용?

이유진기자  (lyj.5575@hellodd.com)

 

[뉴2030⑩]김동균 화학연 박사

고분자에 동적결합···'내구성+재활용' 한 번에

"꾸준히 길게,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연구자 되고파"

김동균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고기능고분자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그는 가교된 열경화성 고분자에 동적 결합을 넣어 우수한 물성 물론, 원상태로 복구해 재활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이유진 기자]

김동균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고기능고분자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그는 가교된 열경화성 고분자에 동적 결합을 넣어 우수한 물성 물론, 원상태로 복구해 재활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이유진 기자]

 

 

피아노, 검도, 바둑···. 모두 세 달을 넘기지 못했다. 어렸을 적부터 쉽게 질려하는 성격 탓에 하나를 파기란 쉽지 않았다. "다른 분들은 한 분야만 꾸준히 하시던데, 저는 아닌 거 같아요(웃음)." 김동균 한국화학연구원 박사가 멋쩍은 듯이 말했다. 

 

서두와는 다르게 그는 연구원 내에서도 '성과 많은 젊은이'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김 박사의 전공은 어느 분야로도 파생 가능성이 있는 화학공학, 그중에서도 고분자 합성이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에 따라 활용처를 바꿀 수 있는 이 분야는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김 박사에게 적격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한 가지를 꾸준히 잘 못하는 성격인데 왜 연구는 재밌을까 생각해봤다"며 "지금 하고 있는 연구가 플랫폼을 기반으로 어느 분야로든 자유롭게 활용가능하기 때문인 거 같다. 체질에 딱 맞는 분야를 만나 매일 재밌게 연구 중"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 비싼 소재도···재활용 뚝딱?

최근 김동균 박사 연구팀이 한양대, 충남대와 함께 이뤄낸 연구 성과. 이들은 원유 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값싼 황 폐기물을 이용해 고가의 적외선 투과 고분자 렌즈 신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사진= 대덕넷DB]

최근 김동균 박사 연구팀이 한양대, 충남대와 함께 이뤄낸 연구 성과. 이들은 원유 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값싼 황 폐기물을 이용해 고가의 적외선 투과 고분자 렌즈 신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사진= 대덕넷DB]

 

 

고분자란 매우 높은 분자량을 가지는 분자체다. 필수 아미노산과 아마이드 결합으로 생성되는 단백질, 나일론, 폴리에스터가 대표적인 예다. 옷, 전자제품, 가구 등 일상생활 전반에 고분자가 사용되고 있다. 

 

고분자는 크게 둘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열경화성 고분자다. 열을 가하면 녹지 않고 오히려 단단해지거나 탄화되는 재료다. 이는 화학구조가 마치 그물처럼 서로 이어져 있기에 가능하다. 우수한 내구성을 지니는 동시에 한 번 부서지면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자동차 차체에 탑재되는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 또는 반도체 패키징에 활용된다. 

 

반대로 열가소성 고분자가 있다. 긴 선형 사슬 형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열을 가하면 쉽게 녹는다. 열에 의해 구조가 무너질 수 있지만 그 덕에 다양한 형태로 바꾸기 쉽다. 비닐, 장난감 블록 등 소재가 이 열가소성 고분자에 해당된다. 

 

김 박사는 열경화성 고분자와 열가소성 고분자의 '중간'을 연구한다. 가교된 열경화성 고분자에 동적결합을 넣어 우수한 물성은 물론, 원상태로 복구해 재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열경화성과 열가소성의 장점만을 섞은 새로운 고분자다. 키보드나 모니터를 녹여 재활용하는 셈이다. 

 

자동차 에어백의 주 소재인 나일론은 상당히 고가인데다 국내에선 전량 수입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동차들이 에어백을 미사용 한 채 폐차된다. 사실 에어백용 나일론은 가교분자로 코팅돼 있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김 박사는 화학적 구조의 변형을 통해 가교된 부분, 즉 코팅된 부분을 분리해낸 뒤 비싼 나일론 소재만을 회수, 다시 사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CFRP, 타이어도 이러한 방식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그는 2019년 해당 연구를 시작, 약 5년 만에 다양한 성과를 냈다. 빛을 쏘면 동적결합을 통해 붙었다 떨어지며 변신하는 소프트로봇, 동적 가교된 구조를 이용한 필라멘트로 강한 내구성과 본래의 형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3D 프린팅 방식 등이다. 물론 이들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다. 최근엔 값싼 황 폐기물을 이용해 고부가가치 적외선 투과 고분자 렌즈 신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김동균 박사 연구실 벽면에 붙여져 있는 그간의 연구성과들(표지논문 게재). [사진=이유진 기자]김동균 박사 연구실 벽면에 붙여져 있는 그간의 연구성과들(표지논문 게재). [사진=이유진 기자]

 

김 박사는 "모두 물질만 조금씩 바뀔 뿐 형식은 유사하다"며 "다만 아직까지 논문 수준의 연구다. 상용화 쪽으론 또 다른 문제다. (상용화를 위한) 관련 연구도 협업,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가 하는 모든 연구의 초점은 재활용이다. 김 박사는 "예를 들어 우레탄은 전 세계 생산량이 고분자 중 6번째로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레탄도 가교된 고분자이기 때문에 재활용을 하려면 동적결합 제어가 필수다. 이처럼 높은 생산량에 비해 재활용에 어려움이 있는 이슈들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추가적인 화학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분자의 화학적 재활용이 공정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추가적으로 생산돼야 하는 원재료의 경우 기계적 재활용만 했을 때보다 더 적게 필요한 셈이다. 이건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덧붙였다.

 

 

 

◆ "꾸준히, 길게"

김동균 박사는 "꾸준히 길게, 재밌게 연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김 박사는 2015년 연구원 입사 시절부터 고분자를 연구했었다. 다만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 당시엔 해수 담수화, 정수 필터, 이차전지 배터리 등과 관련된 수처리·이차전지 연구가 주분야였다. 

 

하지만 원내엔 이미 분리막, 이차전지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센터가 있었다. 남들과는 겹치지 않는, 새로운 걸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우연히 2011년 게재된 한 논문을 봤다. 당시만 하더라도 주목받지 않는 분야였기에 차별성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바로 지금의 동적결합을 더한 고분자 연구다.

 

대학생 시절, 전공을 고분자로 택한 이유는 비교적 단순하다. 고분자 연구가 당장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분야였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응용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그의 체질에 맞았다. 원내에 입사한 후론 새로운 아이디어로 하루하루 재밌게 살고 있다는 김 박사다. 무엇보다 같은 센터임에도 각자의 분야가 달라 언제 어디서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연구원 문화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게 목표를 물어봤다. 인터뷰 시작 때부터 이 질문에 긴장을 타던 그였기에 답변이 궁금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국가의 임무를 다하려는 분들도 계시죠. 저는 그런 생각은 크게 안 해본 거 같아요. 박사과정 땐 논문이 게재되면 기분이 좋았는데, 지금은 학생연구원 분들이 좋은 곳으로 취업했다 할 때 보람을 느껴요. 큰 꿈은 아닐 수 있겠지만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새로운 분야가 나왔을 때 바로바로 쫓아가고 싶어요. 나이가 드니 어느 순간 이걸 놓칠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꾸준히 길게, 재밌게 연구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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